요세미티 엘캡 등반기 [1]
요세미티 엘캡 등반기
“알파인클럽 꼬르데 요세미티 엘캡 빅월 원정대는 출국 시각부터 원정을 마치고 귀국후 원정기록을 마무리 할때까지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이행함은 물론, 알파인클럽 꼬르데 원정대의 명예와 성공적 등반을 위하여 최선을 다 할 것을 다짐한다.”
9월 23일(토) 13시30분 대원 13명은 인천공항을 출발 태평양을 건너 10시간 만에 센프란시스코공항에 도착하니 같은날 08시 20분 이었다. 지구의 반대편으로 날아 온 것이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요세미티로 이동하기 위해 자동차 2대를 임차하여 1대는 장비와 식량을, 1대는 대원들이 승차 하기로 했다. 시내에 있는 REI 장비점에 들려 부족한 장비와 로프를 구입하고 대원 일행은 요세미티국립공원을 향해 출발 했다.
대원을 수송하는 자동차는 현지 한국인 가이드가 하고 장비 수송 자동차는 본인이 운전대를 잡았다.
이곳의 기후는 쾌청한 날씨에 공기가 몹시 건조하다는 느낌이다.
산에는 수목이 없고 녹지대의 풀들은 모두 말라 있어 한국의 늧가을 연상하게 한다.
CA-120 도로를 달리면서 미국은 참으로 넓은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 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호두밭, 포도밭을 지나 달리니 서부영화에 나오는 배경과 같은 마을들이 나타났다.
금방이라도 쌍건총을 찬 장고가 휘파람을 불면서 말을 타고 나타 날 것 같은 분위기다.
요세미티국립공원이 가까워 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대원 일행은 기대와 떨림이 교차하는 가슴을 안고 공원관리소(매표소)를 통과했다.
요세미티국립공원의 숲은 미국의 국력 만큼이나 거대한 수목들로 이루워져 있었다.
일방통행 도로로 된 공원숲 도로를 따라 대원 일행은 Camp4로 가고 있다.
요세미티국립공원의 상징이자 우리의 등반대상지인 앨캡이 거대한 거인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참으로 거대한 바위가 아니라 바위산이다.
저 암벽을 오르기 위해 우리 대원들이 왔다.
먼저 앨캡을 다녀 온 선배 산악인의 말을 빌면 앨캡을 처음 보았을때 기가 질리면 그 등반은 성공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앨캡을 바라보는 순간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대원들은 침묵하고 있었다.
기가 질리면 않된다는 생각에 애써 떨리는 가슴을 누르고 앨캡을 가장 잘 바라 볼 수 있는 지점에 차를 새웠다.
많은 관광객들이 앨캡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었다.
관광객 사이에서 우리 일행보다 먼저 도착한 안양 크럭스존 등반대 6명이 정찰을 하고 있었다. 국내 암벽훈련지에서 자주 만나는 얼굴들 이었다. 김팔봉씨도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Camp4 레인져 사무소에 도착하니 시계는 오전 8시 30분으로 시침과 분침이 고정되어 있고 아무도 없다.
이미 레인져의 근무가 끝난 것이다.
자동차에 음식물을 둘 수 없다는 Camp4의 규칙을 알고 있기에 먼저 도착한 한국대에 부탁하여 음식물만 반입하고자 하였으나 캠프 사이트당 4개의 스토리지가 있어 그들의 식량 보관 만으로도 여유 공간이 없었다.
대원 일행은 Housekeeping Camp로 이동하여 첫밤을 맞았다.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 일부려 천막에서 나와 나무밑에서 침낭 만으로 하루밤을 보냈다.
Housekeeping Camp는 흙먼지 투성이로 천막으로 지어진 비를 피 할 수 있을 정도의 시설로 되어 있었다. 우리 대원 일행을 맞아 주는 것은 토끼 만한 다람쥐 였다.
한국의 참외 만 한 솔방울과 거봉 포도알만한 도토리를 먹을려면 다람쥐도 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원은 Merced River를 중심으로 타원형의 일방통행 도로로 되어 있고 시설은 Yosemite Village를 중심으로 서쪽에는 Yomite Lodge와 Camp4가, 동쪽에는 Curry Village와 Housekeeping Camp가 위치하고 있었다.
2일차
우리는 Camp4 site를 배정 받기 위해 일찍 레인져 사무소에 도착했다. 전날밤 우리 보다 더 늧게 도착한 등반팀들은 레인져 사무소 앞에서 비박을 하며 사무소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11번째 순서로 기다리고 있다가 1인당 1일 $5의 야영장 이용료를 지불하고 #3, #35을 배정 받았다.
야영지는 폐기된 콘크리트 전주로 구획되어 있었고 면적은 30평 정도로 이용 인원은 6명으로 제한하며 텐트 설치는 제한이 없었다.
9동의 텐트가 설치되고 장비와 식량이 야영지로 반입되었다.
camp4 내에서 인원, 장비, 식량등에서 최대 규모의 원정대인 샘이다.
오늘 하루는 Yosemite Village 내 상점과 Curry Village 내 장비점을 오가면 등반 식량과 물 그리고 장비를 보충하면서 그렇게 보냈다.
3일차
원정대 13명은 4개팀 본부 3명, 노즈 3명, 텐져린 트립 4명, 조디악 3명으로 편성 되었다.
텐져린 트립 등반팀으로 범순, 완기, 순애,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이 정해졌다.
루트 : Tangerine Trip
난이도: VI, 5.9, A3, or C3F,
전피치 : 18피치,
등반길이 : 1900피트
등반기간 : 5일 정도
하강시간 : 4시간
필요장비 : beak, RURP,head, hammer, Cam hook, Stopper, Micro nut, Wire rivet hange, Keyhole rivet hange, Grapping hook, Camalot, Alien, KB, LA, Angle, Swaed angle, Quickdraw, Biner, 60m leadline, 60m haulline, Portaledge
대원 4명은 정찰등반을 시작했다.
어프로치는 대부분 로즈 루트쪽에서 앨캡하단으로 횡단하면 출발지점으로 갈 수 있으나 우리팀은 V7 공원구역 표시가 있는 곳에서 계곡 너덜지대를 직등으로 조디악 출발 지점으로 올라 왼쪽 텐져린 트립 출발지점으로 이동 했다.
우리가 찾은 1피치 출발 지점이 개념도와 일치함을 확인했다.
출발지점은 숲이 우겨져 그늘을 만들고 있어 더 없이 좋은 장소 였다.
Tangerine Trip 에는 등반자가 없다. 바로 옆 Lost in America에는 등반자가 있었다.
일단 루트 정찰 결과 한번 해 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찰을 마치고 B.C로 복귀하여 장비를 정리하여 다시 한번 어프로치하여 장비를 출발지점에 데포하고 내려 왔다.
공원내에서 등반식, 캠프식, 물은 Yosemite Village 내에 있는 store에서 구입 할 수 있다.
물 포장 단위는 1L과 1gallon(3.785L)로 구분 되어 있었다.
우리는 1L 단위의 물을 준비 했다.
4일차
아침 일찍 모든 준비를 마치고 출발 인사를 하고 B.C를 떠났다.
V7에 도착하여 어제와는 달리 루트 출발지점을 향해 직등했다.
험한 너덜지대라 정말 힘들었다.
장비, 식량, 물, 침낭, 의류,등을 넣은 홀백 2개, Portaledge 2개, 어택배낭 4개 정말 장난이 아니다.
등반이 시작 되었다.
선등 완기, 회수 범순, 라스트 순애 그리고 나
1피치(160피트)
출발은 오른쪽 크랙을 올라 왼쪽으로 약간 하강하여 루트에 접근하는 것과, 다이렉트로 오르는 루트가 있다.
우리는 다이렉트루트를 선택했다.
볼트가 간간히 박힌 크랙을 따라 등반 한다. 아직은 덜 적응된 상태라 Cam 보다 Piton 장비를 많이 사용 한다.
선등자의 “완료” 외침에 좋은 예감을 느낀다.
후등이 장비를 회수하는 동안 선등이 장비 홀백을 홀링하고 있다.
후등이 장비 회수를 끝내고, 곧 바로 선등은 2피치를 향해 출발 했다.
동시에 나는 3번 등반자가 되어 쥬미링으로 올라 나머지 식량 홀백과 Portaledge를 홀링했다.
오버행이라 어택배낭을 매고 쥬마링 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나는 범순과 상의했다.
지금의 홀링 무게와 시스템으로 4명이 등반 한다는 것은 무리다. 아니 무리가 아니라 불가능하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사이 선등은 2피치를 완료했다.
더 고도가 높아지기 전에 결정을 해야 했다.
나는 선등자를 향해 등반을 종료하고 하강 할 것을 지시했다
나는 2피치 장비를 회수하고 고정된 로프를 통해 하강, 3명 모두가 하강 했다.
팀4명이 모여 나는 대원들에게 4명이 이 루트를 등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C로 복귀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새로운 지시를 받도록하자.
한편 조디악팀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선등자가 2피치까지 등반하고 더 이상 전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양팀은 장비와 식량을 데포하고 하산을 결정하고 B.C로 복귀했다.
B.C에서 단장은 재도전 루트는 조디악, 대원은 범순, 완기, 나, 3명으로 내일 출발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하여 Tangerine Trip 등반은 2피치로 종료 되었다.
아쉬움을 남긴채로.....
알파인클럽 꼬르데 옥정용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