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724 배부른 돼지 인수에 오르다...
토요일 오후.....
어떻게 하다보니 다시 회사 사무실이다..
인수대피소에 야영 허가증을 팩스로 보내주고....
일을 마치고 토욜과 일욜의 계획을 그려본다...
계획: 일단...집에가서 저녁간단히(요즘....다이어트 모드...배부른 돼지보단...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자고 다짐) 먹고,
야영준비를 해서 늦은 야간(차가 안막히는시간대에)에 인수봉으로 향한다..
야영을 한후 일찍 등반을 하고와서 나가수 본방을 사수한다...ㅎㅎㅎ
그렇게 계획을 세우고 집에들어가니 세여자가 열공중이다..
마누라는 안방에서...큰딸은 거실에서...작은딸은 작은방에서...
즐거운 주말에 그리 할일이 없나....공부나 하고...
큰딸부터 공부를 방해해 보지만...모두들 내겐 관심이 없다...
그려...밥이나 먹고...산에가자~~~
혼자 밥을 먹으려 하니 큰딸이 탁자 반을 내어 준다...
한쪽을 수학 피타고라스를 풀고...한쪽은 우걱우걱 김치를 먹고...ㅎㅎㅎ
밥을 먹다가...수학 문제풀이에 참견하다가...쫑크도 당하고...ㅋㅋㅋ
그렇게 먹다 보니 밥을 너무 먹어 버렸다....
밥상을 정리하고...커피한잔 타서 마시고...또...과일 하나 먹고....
완죤..."배부른 돼지" 가 되어 버렸다..
배가 부르니 만사가 귀찮다....아니...배가 너무 불러 못움직이겠다...ㅠㅠㅠ
야영준비를 할려니 엄두가 안난다...
그냥...낼 아침에 올라갈까...
아침에 갈려면...5시에는 일어나야 하는데...고민하다가...짐싸는것을 포기...
심심해서...애들 공부하는거 시비를걸고...나랑 놀아주라고....ㅠㅠㅠ
일요일 새벽....
5시정가....알람소리에 일어나자 마자...다시...소리를 죽이고...잠깐 누워 있다는것이 눈을 떠보니...5시 50분......허걱!!!
정신이 번쩍든다...다행이 당일배낭은 어제 저녁에 심심해서 정리을 해둔게 다행이다...
부랴부랴...양치하고...세수하고...10분만에 집을 나서는데....
아뿔싸.....밖은 비가 억수로 쏟아붇고 있다...
미치겠다....비가 온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못고....오늘은 뜨거운 태양에 썬탠을 할요량으로 민소매 옷을 입고 나왔는데...
다시 들어가 긴팔옷을 덧입고...바람막이도 챙기고....
빗속을 뚫고 인수봉으로 향한다...하지만...이미 늦었다...
아무리 빨리간다 해도 20여분은 늦을것 같아...
그래도...이렇게 비가 오는데...등반은 안될것같구...릿지나 워킹인데...설마...빨리 출발하랴...
그런 생각에 도선사에 도착해서 여유를 부려 본다...화장실도 다녀오고...커피도 한잔 마시고...
야영장에 도착하니....8시...
아무도 없다....
벌써 떠났다....대체...비가 오는데....이렇게 빨리 어디로 갔나????
다행히 한크랙 채민석선배님을 만나 우리일행이 고독길로 갔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서둘러 올라간다...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산에 오를수록 비는 그치고....
바닥은 물에 흥건이 젖어있고...
그렇게 배부른 돼지는 땀벅벅이 되어서 고독길 출발점에 다다른다....
하지만....아무도 없다....벌써 말번까지도 출발 한것이다...ㅠㅠㅠ
다행히 일행을 불러보니 1피치 등반중이라 가까스로 합류할수있었다...ㅎㅎㅎ
[도선사 주차장: 비오는 이른아침인데도...등산객이 제법 많다...]
배부른 돼지...
고독길 등반...
바위는 미끄러지기 좋게 적당히 젖어있고...
안개는 시야을 앗아간다...
하지만....그것들은 등반하는데는 별지장을 주지 못했다...
암벽화 대신 릿지화를 신으니...넓은크랙에 쨈밍하기 수월하고..
비에 젖어 미끄러운 바위땜에...좋은 홀드 찿기에 집중하니...등반이 오히려 수월하다...
두피치를 끝내고 나니...
젖은 바위에 완전히 적응이 되어...시스템을 바꾸어...
자일한동을 회수하여 말번이 내가 중간으로 올라가 베이직등반으로 등반속도를 빨리한다...
인수봉 정상...
오전 10시 20분.....
최근들어 가장 빨리 올라온것 같아....
배부른 돼지....인수봉 정상에 섰다...
정상에서....또..먹고 있다....ㅋㅋㅋ
하강이다...
이제 하강하면..집으로 간다...
너무 빨리끝나도 별로 할일 없는데....ㅎㅎㅎ
하강하는것을 지켜보다가...문득...영화 "미스트"가 생각이 난다...
안개로 인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한사람씩 하강자일로 안개속으로 사라진다....
안개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지막으로 하강을 하는데...
윤고문님이 비둘기길로 다시 올라오신다...
너무 일찍 끝나 성이 차지 않는모양이다...
물바위도 완전 적응이 되어서 물찬 제비처럼 후딱 올라가신다...
그려요...잘생각 하셨습니다...좀....허전 했시유~~~
하강 로프를 회수 하고...
내가 세컨으로 등반을 합니다...
물기에 젖은 바위가 다소 미끄러웠지만...나름 스릴도 있고 재미있는 등반이었습니다...
비둘기 길이 재미있네요...
적당히 비에젖어 스릴감을 더해주고....
간만에 적당히 스릴있고...재미있는 등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