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현지시간 저녁 8시 05분 런던 히드로 터미날 3 공항을 출발 한 대한항공....12시간의 긴 비행끝에 금요일 한국시간 3시 48분에 인천공항에 터치다운....대한민국 영공 진입을 환영 하는 기장 의 안내멘트가 유난히 반가웠던 비행.....
지유민을 쫒아 지리산 으로 출발 하는 비박등산....용산역 출발 밤 10시 50분 무궁화 호 열차 (지리산으로 등산을 가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는(밤 기차를 타고 지리산으로 가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정말 몰랐습니다.).....특별한 정감이 느껴 집니다. 쬐그만 "개나리 봇짐" 배낭을 멘 20대 초반 아가씨들 부터 100리터 급 거대한 대형 배낭을 짊어지고 중등산화 로 단단 히 무장한 아저씨 들 까지.....
몸은 피곤 하지만...마음은 Feeling So Good !!!!.....어둠이 잔뜩 깔린 차창을 스치는 모습을 보면서...참을 수 없는 피곤이 몰려 듭니다. 명호씨가 흔들어 깨워서 겨우 일어날 정도로 곯아 떨어졌던듯.....
정겨운 어감의 전라남도 "구례구" 역....토요일 새벽 3시30분 도착.....새벽 찬기운을 맞으며 비박팀은 등반의 시발점인 "시암재"로 향발....
등반 출발점인 "시암휴계소" 에 불어대는 지리산의 서릿발을 몽땅 머금은 엄청난 칼바람..우따메...엄청 춥습니다. 부랴부랴 동계용 고어텍스 자켓을 꺼내입고 방풍 오버트라우저를 착용....윈드스토퍼 장갑까지 껴 봅니다. (두꺼운 윈드스토퍼 장갑을 가져 오지 않았던 것이 무척 후회 스러웠음.)
지리산에는 이미 겨울이 시작 되어 있습니다.
(상고대 핀 지리산의 나무들...비박지 의 아침....)
어둠을 뚫고....경사가 매우 가파른 비등로를 따라 올라 가며 등산 시작....일차 목적지는 "종석대".....이번 등산은 지리산 의 "10 대" 중 "종석대", "묘향대", "무착대" 의 세군데 "지리산 대(종교인들이 수도 하던곳)" 를 돌아 보는 것....
지난 4주간 연속된 출장으로 인한 시차 와 수면부족....종석대로 오르는 가파른 비등로....체력의 한계가 느껴 집니다. 숨을 쉬기 조차 어려워 지고......가슴이 터져 나갈 듯.....발걸음은 천근만근...등산을 포기 하는 것이 좋겠다 싶은 순간.......
유천재 산행대장님 이 유독 힘들어 하는 본인 때문에 적절히 전체 등반속도를 조정 하여 주고....앞선 강기주님의 용기를 북돋아 주는 위로 와 격려, 그리고 뒤에 따라 붙은 강명호씨의 "헌신적" 도움으로 겨우 체력을 회복...."사점"을 넘깁니다.
세찬바람이 무섭게 몰아치고 있는 "종석대"...몸의 균형을 잡기 힘든 세찬 바람입니다. 엄청 불어대는 칼바람속에 체온 급강하......한겨울의 추위가 느껴지는데..지리산 등반에서 제대로 된 보온장비의 중요성......목숨만큼 중요 합니다.
종석대 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안 동쪽하늘을 붉게 물들이며....트와일라이트 존(Twilight Zone) 이 보여 집니다(트와일라이트 존: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어스럼하게 밝아오는 여명)........종석대 바위밑에 붙어 세찬 바람을 피해 보며 바라보는 일출의 장엄함 과 이 한순간의 장면을 보기 위해 험한 비등로를 올라 온 지유민들의 여명 속 실루엣.......또 다른 엄숙함이 느껴 집니다.
(종석대에서 보이는 일출전 여명.....엄청난 바람이 불어댑니다.)
종석대를 넘어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맛있는 아침을 만들어 정다운 대화와 함께 즐거운 식사.....차가와진 몸 에 "드루즈" 꼬냑을 한잔씩 돌려 마시며 온기를 넣어 봅니다.얼마전 부터야 겨우 다시 시간제로 등반이 허가되었다는 노고단 정상......돌탑이 쌓여져 있고.....세차게 불어대는 노고단정상의 칼바람...유명한 소백산 칼바람 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 하진 않을 듯 합니다.
(노고단 정상으로 이르는 나무계단...)
임걸령을 지나고 노루목을 거쳐...반야봉으로 오르는 등로....아침을 든든히 먹은 덕분에 체력이 많이 회복되어 주변의 경관을 충분히 즐기며 등산을 하여 봅니다. 짙은 안개에 휩싸인 반야봉에서 잠깐 휴식....지리산 종주를 하면서도 그저 지나치기 싶상인 반야봉...특별 합니다.
반야봉에서 다시 비지정로 를 통해 중봉을 거쳐....급경사를 한참 내려 갑니다. 첩첩산중...산넘어 산이 마치 그림에서 처럼 포개져 보여 집니다...산그림애.....얼마를 내려 갔을 까....저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이런 첩첩산중 심산유곡에 왠 개 울음 소리...????
놀랍게도....1500 고지 지리의 첩첩산중에 자그마한 암자가 있습니다....묘향암...바로 묘향대에 위치한 자그마한 암자.....절벽에서 흘러 내리는 청수가 고인 우물의 모습이 특별한....심산유곡의 외로운 암자.....
(묘향대의 묘향암....첩첩산중에 자리잡은 암자가 참으로 특별 합니다...언제 이곳에 와서 하루 저녁을 묵으며 지리를 맘껏 느껴 보는 것 도 참 좋을 듯.....)
스님 한분 과 삽살개 한 마리.........때 마침 불공을 드리고 이곳을 떠나는 젊은 비구니승....도대체 무슨연유로 저런 젊은 나이에 속세를 등지고 출가를 결심 하였을까..??????....얼굴을 살짜쿵 훔쳐보니 고운자태가 남다른 비구니 승........안개에 휩쌓인 반야봉을 향해 다시금 발걸음을 옮기고...승복만 입고 반야봉을 오르면 몹시도 춥고 위험 할 텐데.....나무아미 관세음보살.....
(묘향암 앞에서...첩첩산중...심산유곡의 암자....묘향암.....어떻게 이런 깊은 산속에 이런 암자가 ?????)
(멀리서 들려오는 개짖는 소리의 주인공....)
(참으로 신기한 묘향암의 우물.....절벽을 타고 청수가 흘러 내립니다.)
묘향암을 지나쳐 비박지를 확보하고 비박을 준비 합니다. 비박지가 확보 되자마자...정신을 잃고 잠에 빠져 듭니다. 다시 눈을 떠보니 저녁 7시...온통 사방이 어둠에 묻혀 있습니다.....산속의 밤은 이리도 빨리 ?아 듭니다.
어둠속 계곡으로 부터 사람들을 집어 삼킬 듯 몰려 올라오는 엄청난 산안개(가스)....마치 컴퓨터그래픽 영화의 한 장면 만큼이나 대단 스럽습니다. (증말로....혼자 보기 아깝다 아까버......)
내한온도 영하 40도 까지를 카버 하는 발란드레 베링500 우모복을 껴 입고도 만만치 않은 11월 초순 의 지리산......한겨울이 이미 이곳에 와 있습니다.(우모 오버트라우저 까지 껴입고...우모장갑으로 보온을 하여야 할 정도....)
따뜻한 침낭을 사용.....정말로 만 3일 만에 발 쭉 펴고...제대로 잠을 잔 듯........(비박을 하면서도 이렇게 곤하게 잠을 잘 자본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눈 을 떠 보니 아침 7시.....정말 꿀맛같은 잠을 잤습니다. 비박지의 아침....나무들에는 "상고대"가 잔뜩 합니다. 마치 눈 내리듯 상고대의 서릿발이 흘려 날립니다.
(상고대 가 핀 비박지의 나무들....)
(상고대의 모습...참 아름답습니다...)
아침을 나눠먹고...다시 출발......한참을 걷고 또 걷고 (이곳 능선의 이름이 불무장릉 인가요????).....지리의 산길을 유난히 잘 알고 있는 유천재님의 안내로 깊숙히 숨겨진...지리의 절경....무착대 로 향 합니다.
한순간 나타난 무착대의 절경.......절벽 밑으로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피아골의 절경....와 멋지다...정말 멋지다.....지리산 10경 중 하나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내 평생 산 에서 이렇듯 대단한 절경을 미쳐 보지 못 하였던 듯.......
(무착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피아골의 전경....참으로 아름다운 모습 입니다.)
무착대에서의 절경에 빠져 한참을 보냈던 듯.....기차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빠른 하산을 합니다.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쌓인 숲길......참 아름답고 낭만적....
이번 비박등산을 함께하신 강명호 카페지기님, 유천재 산행대장님, 이석찬 임영미 부부님, 남궁인희님, 강기주님, 김영한님 과 석경남님.....오랫동안 기억될 멋진 등산을 함께 하여 매우 즐거웠고...따뜻한 배려에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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